
지난 5월 23일 토요일, 시티트리클럽은 마포 도화동에서 세 번째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오래된 플라타너스가 그늘을 만든 거리에서, 평소 지나치던 가로수를 새롭게 바라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마포에 모인 사람들, 서로의 나무 이야기를 열다

이번 워크숍은 시티트리클럽이 지금까지 진행한 워크숍 중 가장 많은 인원인 29명의 참여자가 함께한 자리였습니다. 한동안 모집이 조금 주춤하던 시기도 있었지만, 감사하게도 도보마포에서 워크숍 소식을 소개해주신 이후 빠르게 신청이 마감되었습니다.
워크숍은 먼저 이루리북스에 모여 서로를 소개하는 시간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참여자들은 돌아가며 이 자리에 오게 된 이유를 나누었습니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이번 마포 워크숍에는 유독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평소 나무를 좋아하고, 산책을 즐기고, 식물을 키우고, 동물을 아끼는 사람들. 각자의 이유는 조금씩 달랐지만, 도시 안의 작은 생명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마음만큼은 닮아 있었습니다.

현장에 나가기 전에는 시티트리클럽이 어떤 문제의식에서 시작되었는지 함께 나누었습니다. 도시의 가로수가 너무 쉽게 사라지는 현실 속에서, 이미 베어진 뒤에 대응하는 것만으로는 늦을 때가 많습니다. 사라지기 전부터 그 나무를 알아보고 지켜보는 사람들이 많아질 수는 없을까. 이 고민이 시티트리클럽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시티트리클럽의 출발점과 앞으로의 방향을 살펴본 뒤에는, 실제 사용 방법을 함께 익혔습니다. 각자의 휴대폰으로 시티트리클럽 화면을 열어 오늘 만나게 될 나무를 어떻게 확인하는지, 사진과 기록은 어떻게 남기는지 하나씩 따라해보았습니다. 지도 위에 표시된 나무가 곧 거리에서 직접 만나게 될 나무라는 것을 확인하며, 참여자들은 각자의 나무를 만나러 갈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도화동의 오래된 가로수 사이를 걷다

이번 워크숍은 참여 인원이 많았던 만큼, 거리로 나서는 순간부터 마포의 분위기가 한층 더 생생하게 느껴졌습니다. 누군가는 휴대폰 화면 속 위치를 확인하고, 누군가는 고개를 들어 가지와 잎을 살피며 천천히 걸었습니다. 같은 길을 걷고 있었지만, 각자 오늘 만나게 될 나무를 찾고 있다는 점에서 그 걸음은 조금씩 다른 방향으로 열려 있었습니다.
마포의 나무들을 만나러 걷는 동안, 삼개로의 오래된 가로수 벌목 이슈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나누었습니다. 최진우 박사님은 도시의 가로수가 어떤 기준과 절차 속에서 관리되고, 때로는 너무 쉽게 교체되거나 사라지는지 설명해주셨습니다. 오래된 나무는 그저 오래 서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만큼 동네의 그늘과 풍경, 생태적 역할을 함께 만들어온 존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나무를 기록하는 일이 애칭을 붙이고 사진을 남기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나무가 어떤 장소에서 어떤 시간을 지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차리는 일이기도 하다는 것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배정받은 나무를 찾아 걷는 길은, 참여자들에게 마포를 다시 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후기에는 “내 나무뿐만 아니라 마포의 자연환경에도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남았습니다.
나무 둘레를 재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두 팔로 나무를 안아야 했습니다. 평소라면 스쳐 지나갔을 가로수를 이렇게 가까이 마주하고, 줄기의 굵기와 감촉을 몸으로 느껴보는 일은 생각보다 낯설고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한 참여자는 본인에게 배정된 나무에 반려견의 애칭을 따서 ‘쪼코’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집 가까이에 있는 나무라 반려견 쪼코와 산책하며 자주 만나러 올 수 있을 것 같다고도 이야기해주셨습니다. 마포의 쪼코와 반려견 쪼코의 만남이 앞으로도 이어지길 기대해봅니다.
각자의 나무를 만나고 난 뒤 남은 이야기들
각자의 나무를 만나고 돌아온 뒤에는, 오늘의 경험이 어땠는지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내 나무를 앞으로 어떻게 더 잘 살펴볼 수 있을지, 동네 사람들과 다시 만나 나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지, 나무 주변을 함께 돌보는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들이 오갔습니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나무의 모습을 함께 기록하고 나누면 좋겠다는 제안도 있었습니다.

이번 마포 워크숍을 통해 다시 확인한 것은, 도시의 나무를 지키는 일은 거대한 구호에서만 시작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한 사람이 자기 동네의 나무 한 그루를 다시 보게 되는 일에서 시작될 수 있습니다. 평소 지나치던 길에서 “저 나무는 아직 잘 있나?” 하고 떠올리는 것. 애칭을 붙여준 나무를 다시 찾아가보는 것. 다른 사람이 기록한 나무를 보고 반가워하는 것. 나무가 사라진 자리를 보고 아쉬워하는 것. 이 작고 구체적인 감각들이 모일 때, 도시의 나무를 대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조금씩 또렷해질 수 있습니다.

마포의 오래된 플라타너스 아래에서 함께 걸었던 시간이, 참여자들에게 오래 남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기억이 각자의 동네에서 또 다른 나무를 한 번 더 바라보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시티트리클럽은 7월에도 새로운 지역에서 워크숍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다음 워크숍에서는 또 어떤 나무를 만나고, 어떤 이야기를 나누게 될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도시의 나무를 조금 더 가까이 바라보고 싶은 분들과 7월에도 함께 만나겠습니다.
마포 워크숍에 함께해주신 송수원 기자님이, 참여자의 시선으로 시티트리클럽 현장을 담은 기사를 작성해주셨습니다. 블로그 후기와는 또 다른 관점에서 시티트리클럽을 만나보고 싶으신 분들은 기사도 함께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TN 르포] “내 나무가 생겼어요”…도시의 그늘을 지키는 작은 우정
지난 5월 23일 토요일, 시티트리클럽은 마포 도화동에서 세 번째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오래된 플라타너스가 그늘을 만든 거리에서, 평소 지나치던 가로수를 새롭게 바라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마포에 모인 사람들, 서로의 나무 이야기를 열다
이번 워크숍은 시티트리클럽이 지금까지 진행한 워크숍 중 가장 많은 인원인 29명의 참여자가 함께한 자리였습니다. 한동안 모집이 조금 주춤하던 시기도 있었지만, 감사하게도 도보마포에서 워크숍 소식을 소개해주신 이후 빠르게 신청이 마감되었습니다.
워크숍은 먼저 이루리북스에 모여 서로를 소개하는 시간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참여자들은 돌아가며 이 자리에 오게 된 이유를 나누었습니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이번 마포 워크숍에는 유독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평소 나무를 좋아하고, 산책을 즐기고, 식물을 키우고, 동물을 아끼는 사람들. 각자의 이유는 조금씩 달랐지만, 도시 안의 작은 생명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마음만큼은 닮아 있었습니다.
현장에 나가기 전에는 시티트리클럽이 어떤 문제의식에서 시작되었는지 함께 나누었습니다. 도시의 가로수가 너무 쉽게 사라지는 현실 속에서, 이미 베어진 뒤에 대응하는 것만으로는 늦을 때가 많습니다. 사라지기 전부터 그 나무를 알아보고 지켜보는 사람들이 많아질 수는 없을까. 이 고민이 시티트리클럽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시티트리클럽의 출발점과 앞으로의 방향을 살펴본 뒤에는, 실제 사용 방법을 함께 익혔습니다. 각자의 휴대폰으로 시티트리클럽 화면을 열어 오늘 만나게 될 나무를 어떻게 확인하는지, 사진과 기록은 어떻게 남기는지 하나씩 따라해보았습니다. 지도 위에 표시된 나무가 곧 거리에서 직접 만나게 될 나무라는 것을 확인하며, 참여자들은 각자의 나무를 만나러 갈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도화동의 오래된 가로수 사이를 걷다
이번 워크숍은 참여 인원이 많았던 만큼, 거리로 나서는 순간부터 마포의 분위기가 한층 더 생생하게 느껴졌습니다. 누군가는 휴대폰 화면 속 위치를 확인하고, 누군가는 고개를 들어 가지와 잎을 살피며 천천히 걸었습니다. 같은 길을 걷고 있었지만, 각자 오늘 만나게 될 나무를 찾고 있다는 점에서 그 걸음은 조금씩 다른 방향으로 열려 있었습니다.
마포의 나무들을 만나러 걷는 동안, 삼개로의 오래된 가로수 벌목 이슈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나누었습니다. 최진우 박사님은 도시의 가로수가 어떤 기준과 절차 속에서 관리되고, 때로는 너무 쉽게 교체되거나 사라지는지 설명해주셨습니다. 오래된 나무는 그저 오래 서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만큼 동네의 그늘과 풍경, 생태적 역할을 함께 만들어온 존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나무를 기록하는 일이 애칭을 붙이고 사진을 남기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나무가 어떤 장소에서 어떤 시간을 지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차리는 일이기도 하다는 것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배정받은 나무를 찾아 걷는 길은, 참여자들에게 마포를 다시 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후기에는 “내 나무뿐만 아니라 마포의 자연환경에도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남았습니다.
나무 둘레를 재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두 팔로 나무를 안아야 했습니다. 평소라면 스쳐 지나갔을 가로수를 이렇게 가까이 마주하고, 줄기의 굵기와 감촉을 몸으로 느껴보는 일은 생각보다 낯설고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한 참여자는 본인에게 배정된 나무에 반려견의 애칭을 따서 ‘쪼코’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집 가까이에 있는 나무라 반려견 쪼코와 산책하며 자주 만나러 올 수 있을 것 같다고도 이야기해주셨습니다. 마포의 쪼코와 반려견 쪼코의 만남이 앞으로도 이어지길 기대해봅니다.
각자의 나무를 만나고 난 뒤 남은 이야기들
각자의 나무를 만나고 돌아온 뒤에는, 오늘의 경험이 어땠는지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내 나무를 앞으로 어떻게 더 잘 살펴볼 수 있을지, 동네 사람들과 다시 만나 나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지, 나무 주변을 함께 돌보는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들이 오갔습니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나무의 모습을 함께 기록하고 나누면 좋겠다는 제안도 있었습니다.
이번 마포 워크숍을 통해 다시 확인한 것은, 도시의 나무를 지키는 일은 거대한 구호에서만 시작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한 사람이 자기 동네의 나무 한 그루를 다시 보게 되는 일에서 시작될 수 있습니다. 평소 지나치던 길에서 “저 나무는 아직 잘 있나?” 하고 떠올리는 것. 애칭을 붙여준 나무를 다시 찾아가보는 것. 다른 사람이 기록한 나무를 보고 반가워하는 것. 나무가 사라진 자리를 보고 아쉬워하는 것. 이 작고 구체적인 감각들이 모일 때, 도시의 나무를 대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조금씩 또렷해질 수 있습니다.
마포의 오래된 플라타너스 아래에서 함께 걸었던 시간이, 참여자들에게 오래 남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기억이 각자의 동네에서 또 다른 나무를 한 번 더 바라보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시티트리클럽은 7월에도 새로운 지역에서 워크숍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다음 워크숍에서는 또 어떤 나무를 만나고, 어떤 이야기를 나누게 될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도시의 나무를 조금 더 가까이 바라보고 싶은 분들과 7월에도 함께 만나겠습니다.
마포 워크숍에 함께해주신 송수원 기자님이, 참여자의 시선으로 시티트리클럽 현장을 담은 기사를 작성해주셨습니다. 블로그 후기와는 또 다른 관점에서 시티트리클럽을 만나보고 싶으신 분들은 기사도 함께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TN 르포] “내 나무가 생겼어요”…도시의 그늘을 지키는 작은 우정